호치민에 여행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유명 네이버 블로거들이 올린 1군의 식당을 찾는데, 대부분 상업화된 곳인지라, 베트남 특유의 찐 감성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한 곳들이 많다. 일단 가격이 너무 창렬하고, 맛도 여행객들 입장에 맞춰 살짝 변했다. 그래도 대개 평균은 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그냥 만족하고 넘어간다.
개인적으로는 호치민 빈탄군이나 4군에 있는 로컬식당들을 추천한다. 이곳은 1군과 가까이 있어 여행객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반면, 아직 외국인들 사이에는 알려지지 않는 로컬맛집들이 굉장히 많다. 내가 살고 있는 빈탄군에서 4군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자주 방문하지 못하지만, 7군에 방문하러 가는 길이면, 오늘 소개하는 식당에 꼭 방문하는 편이다.
호치민 4군 로컬맛집, 후띠우 미 환탄 44 솔직후기
가게 이름은 후띠우 미 환탄 44(hủ tiếu mì hoành thánh 44)이다. 후띠우(hủ tiếu)는 또 다른 종류의 베트남 국수인데, 호치민에서 쌀국수만 계속 먹었다면, 아마 신세계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맛있을 것이다. 미(mì)는 인스턴트 밀가루 라면이고, 환탄(hoành thánh) 만두다. 이름에서 유추가 될 텐데, 대표 메뉴는 후띠우와 환탄이다.
가게의 외관을 아예 꾸미지 않은 탓에 여기가 그렇게나 유명할까 싶은데, 점심때 가면 웨이팅이 어마어마한 로컬맛집이다. 근방에 있는 직장인들과 주민들이 모두 몰려온다고 보면 된다. 장사가 얼마나 잘되던지, 대략 2시쯤 되면 준비한 재료를 모두 소진하고 가게문을 닫기 일쑤다. 따라서 이곳 음식을 즐겨보고 싶은 사람들은 반드시 점심시간인 11시가 되기 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족들이 모두 모여 장사를 하는데, 역할이 딱 구분되어 있다. 어머니는 가게 앞에 위치한 주방에서 연신 음식을 만들고, 아들은 실내에 있는 손님들의 주문과 서빙, 계산을 맡는다. 아버지는 주차를 담당하는 직원과 함께 오토바이를 주차시키면서, 야외에서 식사하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는다.
저녁까지 장사를 안하는 이유가 궁금해 아들에게 물어보니, 아침부터 장사를 하느라 피곤할 뿐만 아니라 돈도 이 정도 벌면 됐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때 실내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하긴 4군에서 가장 위치가 좋은 곳에 건물을 샀으니, 돈을 많이 벌긴 했을 것 같다.
가게 이름에 미(mì)가 포함되어 있으니, 이게 제일 맛있을까 싶지만, 한국인 입장에서 라면은 평소에도 워낙 자주 먹으니, 후띠우에 원래 사용되는 국수인 쫀득쫀득한 면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추천하는 국수는 바로 후띠우 야이(hủ tiếu dai)다. 더불어 환탄도 고소하고 맛있으니, 시도해봐도 괜찮다. 배가 많이 고프다면, 아래 사진에 있는 베트남 꽈배기인 꾸어이(quẩy)를 추가해서 먹어도 되는데, 1개(당) 8,000동이다.
비빔냉면처럼 먹으려면 후띠우 코(hủ tiếu dai khô), 물냉면처럼 먹으려면 후띠우 야이 늑(hủ tiếu dai nước)이라고 하면 된다. 참고로 국물은 따끈하다. 비텍스코 타워가 바로 코앞에 있기 때문에 1군에서 이동하기에 괜찮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테리어에 딱히 신경 쓰지 않은 관계로, 손님을 맞는 격식 있는 자리로는 괜찮을 것 같지 않다. 베트남 로컬사람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여행객들에게 딱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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