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음력 1월 1일은 양력 1월 29일 (수)이고, 한국은 총 3일(1월 28일~1월 30일) 동안 쉰다. 반면 베트남은 상당히 다르다. 베트남 정부는 음력설인 뗏 응우엔 단(tết nguyên đán)의 일정을 1월 25일(토)부터 2월 2일(일)로 발표했다. 공식적으로 총 9일(일요일 포함) 동안 연속으로 쉴 수 있지만, 그동안 많은 공공·민간부문에서 짧게는 2주, 길게는 3주 가까이 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다. 따라서 이 시기에 베트남 방문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꼭 참고해야 된다. 베트남은 일자리가 대부분 대도시나 공단 근처에 몰려 있는 관계로, 지방에 살고 있는 많은 베트남인들이 직장 근처로 이주해 머문다. 이들이 음력 설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
시작에 앞서, 정말 오랜 고민 끝에 이번 포스팅을 발행함을 밝힌다. 개인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쉬쉬하며 덮으면 문제가 되레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하더라도 공론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라이따이한 문제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나로서는 늘 고민하게 만드는 이슈였으며,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라이따이한(Lai Đại Hàn)은 한국인 아버지와 남베트남(=월남)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을 의미하며, 단어 그 자체만 보면 혼혈한국인이라는 경멸적인 뜻을 담고 있다. 참고로 라이(lai)는 혼혈의, 잡종의 라는 뜻이며, 따이한(Đại Hàn)은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던 당시 베트남인들이 한국을 부르던 단어였다. 참고로 현재는 한꿕(Hàn Quốc)이라 부른다. 베트..
이번 포스팅을 읽기에 앞서 이전 포스팅인 베트남 근대사와 관련된 내용을 먼저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현재라는 역사는 과거가 쌓여서 형성됐기 때문에 이전 사건들을 충분히 이해해야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다면, 한국의 근대사와 비교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베트남 전쟁과 사이공 해방기념의 유래를 알아보도록 하자. 사이공 해방기념일과 헷갈리는 공휴일이 있다면, 바로 베트남 독립기념일이다. 베트남 독립기념일(1945년 9월 2일)은 지난 19세기 중반부터 프랑스와 일본이 저질렀던 식민통치가 2차 세계대전의 종식과 함께 끝났음을 국부(國父) 호치민(胡志明)이 선언했던 날에서 유래한다. 반면, 사이공 해방기념일(1975년 4월 30일)은 이후 냉전시대에 등장했던 좌우진영 간의 대결..
베트남은 공휴일이 6개밖에 없으며, 이에 따른 휴일도 불과 11일에 불과하다. 그나마 지난 2021년부터 독립기념일 휴일을 이틀로 늘리면서 11일이 된 것이니 박하긴 정말 박하다. 그래도 4월만큼은 사이공해방기념일과 국제노동자의 날 덕분에 주말을 포함해 최대 4일 동안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흥왕기일도 있는 만큼 확실히 마음이 한결 가볍다. 참고로 베트남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공휴일과 주말이 겹칠 경우, 돌아오는 월요일에 대체연휴를 적용했다. 흥왕기일은 음력 3월 10일인데, 참고로 지난 2023년에는 4월 29일(토)이며, 사이공해방기념일은 4월 30일(일), 국제노동자의 날은 5월 1일(월)이었다. 따라서 화요일과 수요일에 대체휴일이 적용됐다. 그래서 금요일 저녁부터 다른 ..
베트남의 경제수도라 할 수 있는 호치민을 가장 잘 묘사할 수 있는 단어로 다이내믹(dynamic)을 꼽고 싶다. 호치민은 변화가 빠르고, 긍정적인 생동감들로 넘쳐난다. 동남아 특유의 넉넉함이 존재하는 듯하면서도, 때로는 너무나 비정하기에 진한 긴장감마저 감돈다.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베트남과 삼성의 밀월관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베트남은 지난 1980년대 말 도이머이(dổi mới) 정책을 통해 전반적인 쇄신을 거듭하면서, 연거푸 연평균 7% 성장을 이룩했으며, 이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이 같은 고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부정부패로 인해 공권력이 제대로 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뒷돈이 없으면 움..
베트남의 역사는 한국과 너무도 닮아있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역사의 질곡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 일주일 동안 베트남 근대사에 푹 빠져 있다가 이제서야 수습하고 나온다.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다 뒤져가며, 정리한 내용들이다. 원래 베트남 전쟁까지 한편으로 묶었는데, 주요한 사건들을 모조리 다루다 보니 내용이 너무 방대해져서 2편으로 나누게 됐다. 베트남 근대사 총정리① 응우옌 왕조 (1802~1945)1802년부터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까지 베트남 지역은 응우옌 왕조(Nhà Nguyễn)가 다스리고 있었다. 당시 급변하는 정치상황에 따라 국가명이 대월국, 대월남국, 대남국으로 변했으며, 외세의 힘이 강해짐에 따라 주도권을 잃기도 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론 ..
원래 베트남 건국신화는 베트남 역사를 소개할 때 잠깐 언급하는 정도로만 다루고 넘어가려 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생각보다 의미 있는 부분들이 많아 아예 따로 준비해 봤다. 그리스 신화를 성인이 돼서 다시 읽어본 사람들은 느꼈겠지만, 그 내용이 생각보다 굉장히 외설적이고, 개방적이라 많이 놀라곤 한다. 베트남 건국신화 역시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한국의 건국신화와 여러모로 닮아 있어, 비교하며 읽다 보면 더욱 재밌게 느껴질 수 있다. 어느 나라든 건국신화는 사실상 허구에 가깝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따지는 것보다는 사건들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베트남 건국신화 (락롱꿘, 어우꺼 신화)베트남 건국신화는 놀랍게도 중국 건국신화에 등..
민족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한 국가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그들의 성격을 고작 한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다만, 고유한 문화 덕분에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정이 많고, 부지런하다.'라든가, '일본인들은 낯을 많이 가리고,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등은 경험적으로 정말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펴본 베트남인들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체로 순진하고, 참을성이 많으며, 가족을 굉장히 우선시하는 정서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외에 그들만의 고유한 정서를 살펴보려고 한다. 사실 최근에 굉장히 희귀한 일을 겪었다. 근처 이웃집에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도둑이 들었는데, 이 도둑을 동네 사람들이 합심해 잡아낸..
한국과 베트남 모두 유교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베트남 역시 명절로서 추석이 있으며, 한국과 동일하게 음력 8월 15일이다. 베트남의 추석은 중추절(仲秋節)이 어원인 뗏쭝투(tết trung thu)이며, 그냥 뗏(tết)은 베트남 최대명절인 음력설로 구분된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뗏쭝투를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나 회사, 가게 등이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베트남 추석 유래, 풍습따라서 한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음력설에 비해 여행 오기에 참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추석(秋夕)이라는 한자 그 자체만의 뜻을 풀어보면 가을저녁을 의미하며, 상징성을 가미하면 가을달빛이 가장 아름다운 저녁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멋과 운치가 덧대어진 날을 그동안 때가 되면 찾..
매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의 광복절(光復節)이다. 광복은 말 그대로 빛(=주권)을 되찾았음을 의미한다. 지난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되찾은 날인 만큼 중요한 국경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단순히 쉴 수 있는 날이라 좋았지만, 해외에 있으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그 의미를 곱씹어봤다. 베트남에도 광복절에 비견되는 독립기념일이 있다. 그 유래를 살펴보자. 베트남 독립기념일 유래매년 9월 2일은 베트남 독립기념일인 응아이 꿕 칸(Ngày Quốc Khánh)이다. 베트남 독립기념일은 1945년 9월 2일 베트남 민주공화국의 초대주석인 호치민(胡志明)이 하노이의 바딘광장(Quảng trường Ba Đình)에서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 일부 사람들은 베트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