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트랜짓비자 솔직후기 (+특별입국 VR비자)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정말 아찔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2020년 7월 이전까지만 해도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 재입국 시에는 무비자 입국이 불가능했으며, 반드시 비자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물론 직전 입국때 비자를 가지고 있었다면, 재입국 시에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다. 참고로 해당 규정은 지난 2020년 7월부로 아예 사라졌기 때문에, 현재는 언제든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다.

 

베트남 트랜짓비자 솔직후기

당시 필리핀에서 베트남으로 무비자로 입국한 뒤, 약 15일 정도 체류 후 태국으로 출국했었다. 이후 태국에서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업무를 본 뒤, 무비자로 베트남에 재입국하는 상황이었다. (필리핀 → 베트남(15일) → 태국(7일) → 베트남)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태국에서 베트남으로 재입국시 기존 베트남을 출국한지 30일이 안지났기 때문에 무조건 비자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아래에 나온 공지를 믿고 따로 초대장을 신청하지 않은 채 떤선녓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문제의 공지는 아래 사진 5번 규정이다. 공지사항은 떤선녓 국제공항 출입국사무소 바로 옆에 걸린 내용이다.

 

베트남비자 스탬프 비용

 

잘 안보이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사실 믿기지는 않지만 위 공지사항은 영문번역의 미숙함으로 인해 전달하고자 하는 요지가 정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수일치와 같은 단순한 문법까지 틀리는 등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배포했다고 하기엔 솔직히 좀 미숙해 보인다.

 

On-arrival-visa valid up to 15 days for visitors who has entered Vietnam under unilateral visa exemption, then left to a third country and re-enter within 30 days since the last departure date.

 

이 내용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해석해 보면, '무비자 제도가 체결된 (국가의) 방문객이 베트남에 입국하면 15일간 유효한 도착비자가 적용되며, 이후 제3국으로 출국한 뒤 마지막 출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베트남 재방문시에는 $5 (비자스탬프 비용)이 요구된다.'는 뜻이다.

 

즉, ① 한국 → 베트남 → 한국 → 베트남인 경우와 ② 한국 → 베트남 → 제3국 → 베트남의 경우를 다르게 취급하겠다는 뜻이다. 해당 조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인 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의 역내 국가간 여행 활성화를 위해 제정됐다. 실제 이와 같은 룰을 이용해 베트남 출국 후 30일 이내에 제3국을 방문한 뒤 초청장 없이 베트남에 재입국한 사람이 $5만 지불하고 공항에서 트랜짓비자를 발급받은 사례는 생각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 역시 ②과 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5과 여권, 도착비자신청서를 호치민 공항 출입국사무소에 제출했다. 그런데 이를 받은 담당직원은 여권과 돈, 신청서를 창구 밖으로 던지며, 초청장을 가져오라고만 한다. 참고로 위 공지에는 초청장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태국으로 출국할 당시 공항 출입국사무소에 관련내용을 문의했을 때, $5만 내면 도착비자 신청이 공항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미 확인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실제로 이를 트랜짓비자라고 한다.

 

처음에는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가 싶었는데, 같이 동행했던 베트남 친구가 최대한 자세히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담당직원이 무조건 안된다고만 했다. 솔직히 그때의 황당함은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 애초에 불가능한 것을 왜 공지해 놨는지에 대한 의문부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되나 하는 걱정까지 거의 2시간 가까이를 창구 근처에서 망부석같이 서있었다.

 

알고 있는 몇몇 베트남 비자 대행사에 문의해 보니, 출입국사무소 직원에게 급행료(?)를 전달하라는 공통적인 답변을 들었다. 돈을 원한다면 주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담당직원이 계속 서있는 나와 일행이 불쌍했는지 불러서 기존에 이용했던 필리핀 → 베트남, 베트남 → 태국, 태국 → 베트남행 모든 비행기 티켓들의 사본과 비자스탬프 비용으로 $50를 내면 처리해 주겠다고 했다.

 

베트남 VR비자

 

그나마 다행이다 싶었는데,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공항 내에는 당연하다는 듯 복사할 수 있는 곳이 없었고, 딱 한곳 유심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1장에 $5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겨우 복사를 할 수 있었다. 위에 있는 비자가 당시 사건을 통해 받은 트랜짓비자다. 비자의 타입은 việc riêng(비엑 리엥)의 약자인 VR로서, 예외적인 상황에만 발행하는 비자이며, 코로나 팬데믹 당시 특별입국으로 베트남에 들어오던 사람들이 받기도 했다.

 

베트남 DN비자

 

참고로 위 비자의 타입은 이제는 받기 힘들어진 상용비자(DN)이며, 특이한 점이 있다면 유효기간이 무려 1년이나 된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6개월 이상의 상용비자 발급이 거의 중단됐다.) 이번 해프닝을 통해 베트남은 아직 규정의 집행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베트남 자체가 선진국으로 발전해 가는 과도기에 있다 보니, 많은 점에서 미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애초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고, 베트남에 방문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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