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역사는 한국과 너무도 닮아있다. 그래서 그런지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역사의 질곡이 유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난 일주일 동안 베트남 근대사에 푹 빠져 있다가 이제서야 수습하고 나온다.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다 뒤져가며, 정리한 내용들이다. 원래 베트남 전쟁까지 한편으로 묶었는데, 주요한 사건들을 모조리 다루다 보니 내용이 너무 방대해져서 2편으로 나누게 됐다. 베트남 근대사 총정리① 응우옌 왕조 (1802~1945)1802년부터 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1945년까지 베트남 지역은 응우옌 왕조(Nhà Nguyễn)가 다스리고 있었다. 당시 급변하는 정치상황에 따라 국가명이 대월국, 대월남국, 대남국으로 변했으며, 외세의 힘이 강해짐에 따라 주도권을 잃기도 했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론 ..
현재 베트남에서는 동전으로 된 화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포스팅 제목을 베트남 지폐 이야기로 정했었다. 그러다 그래도 한 나라의 전체 화폐에 관해 다루는 건데, 지폐라고 하면 왠지 일부분만 한정 짓는 느낌이 들어서 제목을 바꿨다. 참고로 화폐(貨幣)는 보통 종이로 된 지폐(紙幣)와 금속으로 된 주화(鑄貨)로 구성된다. 베트남 화폐의 단위는 동(đ)이다. 실제로 銅(구리 동)이 어원이며, 동전이라는 의미의 동 띠엔(đồng tiền)에서 파생됐다. 영어로는 VND(Vietnam Dong)라고 표기한다. 아래는 가장 최근까지 사용됐던 베트남 동전이다. 나 역시 이번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2000동짜리 동전을 어렵게 구해봤다. 동전발행은 공식적으로 지난 2011년에 중단됐으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라이탁(Freitag)은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소재들, 예를 들어 트럭에 덮여있던 방수천을 재활용해 만든 잡화로 유명한 업사이클링 회사다. 비록 재활용된 재료를 사용하지만, 가격 자체는 굉장히 비싼 편이다. 꽤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선호하는 매스티지 상품으로 인식되는 것을 거부하는 회사의 움직임을 보면, 꽤나 흥미로운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프라이탁이라는 성을 가진 두 형제가 창업했다. 스위스 취리히는 1년에 120일 넘게 비가 내리는 날씨로 유명한데, 두 형제는 이곳에 위치한 예술학교에 다녔다. 매번 비에 젖어 스케치북 사용이 불편했기에, 버려진 트럭의 방수천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어 이동할 때 스케치북을 보관했는데, 이 아이디어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
원래 베트남 건국신화는 베트남 역사를 소개할 때 잠깐 언급하는 정도로만 다루고 넘어가려 했는데, 공부하다 보니 생각보다 의미 있는 부분들이 많아 아예 따로 준비해 봤다. 그리스 신화를 성인이 돼서 다시 읽어본 사람들은 느꼈겠지만, 그 내용이 생각보다 굉장히 외설적이고, 개방적이라 많이 놀라곤 한다. 베트남 건국신화 역시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하나하나가 한국의 건국신화와 여러모로 닮아 있어, 비교하며 읽다 보면 더욱 재밌게 느껴질 수 있다. 어느 나라든 건국신화는 사실상 허구에 가깝기 때문에 과학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따지는 것보다는 사건들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 베트남 건국신화 (락롱꿘, 어우꺼 신화)베트남 건국신화는 놀랍게도 중국 건국신화에 등..
민족성이라는 단어 자체는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한 국가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그들의 성격을 고작 한단어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다만, 고유한 문화 덕분에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정이 많고, 부지런하다.'라든가, '일본인들은 낯을 많이 가리고,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등은 경험적으로 정말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펴본 베트남인들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체로 순진하고, 참을성이 많으며, 가족을 굉장히 우선시하는 정서가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외에 그들만의 고유한 정서를 살펴보려고 한다. 사실 최근에 굉장히 희귀한 일을 겪었다. 근처 이웃집에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도둑이 들었는데, 이 도둑을 동네 사람들이 합심해 잡아낸..
호치민은 매일매일이 새롭다. 늘 무심코 지나가던 길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새롭게 오픈되는 가게들이 매일 같이 있을 정도다. 이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에서의 사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온라인과 관련된 사업이 한창 각광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의 인터넷이 때때로 굉장히 느려질 때가 있어 문제다. 그 이유에 관해 알아보자. 실제로 베트남 경제는 어려운 코로나 시기에도 급격하게 성장했으며, 주가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때의 기세는 마치 2000년대 초반,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는 중국이 연상될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베트남 친구들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열심히 노력하면, 나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친구들이 정말 많다. 이는 이..
어렸을 때부터 우유를 즐겨 마셔서 그런지, 성인이 돼서도 자주 찾는다. 특히 빵을 먹을 때는 정말 우유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널리 알려졌는데, 베트남은 반미(Bánh mì)라는 바게트 빵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매우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아침식사 때 가볍게 반미 1조각과 트루밀크 우유 한잔을 마시곤 하는데, 오전 내내 꽤나 든든하다. 베트남은 한국에 비해 더 많은 우유 가공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은 편이다. 단, 종류를 잘못 선택하면, 너무 달달한(có đường) 우유를 고를 수 있으니 주의해야 된다. 기존에 한국우유만 마셔온 사람들은 덜 달달한(ít đường) 혹은 달달하지 않은(không đường) 정도를 선택하면, 대체로 입맛에 맞다. 베트남 ..
베트남의 국민 메신저, Zalo(얄로) PC버전을 다운로드하는 방법이다. Zalo의 가장 큰 강점은 높은 접근성을 꼽을 수 있다. 베트남 남녀노소 모두가 사용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카카오톡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더불어 영어버전도 지원되기 때문에 베트남어를 못하는 외국인들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참고로 현시점에서 베트남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는 페이스북과 Zalo다. 특히, Zalo의 경우 지난 2016년에 이미 등록자가 5000만 명을 넘었다고 하니, 현재는 아마도 10대부터 60대까지 거의 모든 베트남인들이 계정을 가지고 있을 거라 추정된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페이스북과 Zalo의 SNS 마케팅을 동시에 고민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많은 한국 사람들이 ..
요새는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 등과 같은 SNS가 워낙 발달됐기 때문에 국제전화를 사용할 일이 거의 없긴 하지만, 가끔씩 필요할 때가 있다. 만약 노트북이 고장 났다고 생각해 보면, 한국이라면 그냥 서비스 센터에 연락하면 되지만, 호치민에 머물다 보니 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미리미리 국가번호와 국제전화 거는 방법에 관해 알아두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며칠 전에 노트북에 문제가 생겨서 LG전자 서비스센터에 문의하려고 했는데, SNS로는 도저히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국제전화를 이용했다. (참고로 호치민에는 LG전자 공식 서비스센터가 없다. 구글맵에 나오는 곳은 사설 서비스센터로 추측된다.) 막상 국제전화를 걸려고 보니, 한국의 국가번호가 82 인지 83 인..
최근에 베트남의 12간지가 한국의 12간지와 비슷하지만,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십간과 십이지 개념을 알아야 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와 관련된 전반적인 지식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베트남 12간지, 12지신, 그리고 베트남 띠예전 중국의 율력에는 십간(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과 십이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가 사용됐다. 십간(十干)은 해당 간마다 상징하는 색깔이 있고, 십이지(十二支)는 해당 지마다 상징하는 동물이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18년 무술년은 노란개띠(황금개띠), 2019년 기해년은 노란돼지띠(황금돼지띠), 2020년 경자년은 하얀쥐띠, 2021년 신축년은 하얀소띠, 2022년 임인년은 검은호랑이띠, 2023년 계묘년은 검은토끼띠, 2024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