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 방문하기 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에 관해 정말 무지했다. 그렇다 보니, 여러 가지 해프닝들을 많이 겪었다. 이번 포스팅은 베트남 대형마트에 처음 방문해서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샀던 베트남 샴푸에 관해 알아보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베트남인들이 조각배를 타고 다니면서 수상가옥에서 지내는 줄 알았다. 마치 한국인들이 한옥에 살면서 김치만 먹을 거라는 편견과 비슷했던 것 같다. 무식했음을 미리 인정한다. 심지어 일상적으로 베트남 전통의복인 아오 야이(áo dài)를 챙겨 입고, 대나무 모자인 논 라(nón lá)를 쓰고 다닐 거라 착각했다. 그러다 지난 2018년 처음 호치민에 도착해 보니, 상상했던 것과 달리 너무도 발전된 모습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베트남 샴푸 솔직후기
당연한 얘기지만, 베트남에도 헤드 앤 숄더 샴푸를 판다. 제품 자체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니, 굳이 깊이 있게 알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대신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샴푸와 관련된 베트남어 어휘들을 가볍게 정리해 봤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사실 한자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다른 서양인들에 비해 베트남어 습득이 다소 쉬울 수 있다. 이는 베트남어의 독음(讀音)이 한국어와 꽤나 비슷한 탓에 발음만 해봐도 단어의 뜻이 어느 정도는 유추되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아 한자를 차용해서 쓰다 보니 이렇게 됐다. 쉽게 설명하면, 우리가 영어인 Hamburger를 억양이나 강세를 살려 '햄붜걸'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한국식으로 '햄버거'라고 부르는 것과 똑같은 원리다.
아쉽게도 모든 베트남어 어휘들이 유추가 가능한 것은 아니며, 한자(번체자)에 기반을 둔 단어들에 한정된다. 베트남어 전체 어휘의 대략 60% 정도를 차지한다고 전해진다. 예를 들어 봄, 여름, 가을, 겨울인 춘하추동(春夏秋冬)은 베트남어로 쑤언, 하, 투, 동(Xuân, Hạ, Thu, Đông)이다. 정말 비슷하지 않나?
오늘 살펴볼 베트남 샴푸는 P&G의 대표 샴푸인 헤드 앤 숄더다. 요새는 세정기술이 워낙 발전해서 그런지, 본연의 목적인 세정력보다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향을 세일즈 포인트로 강조하는 것 같다. 나는 시원한 박하향을 선택했다. 제일 위에 분홍색으로 강조한 부분에는 3가지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었다. 브랜드명 밑에는 anti-dandruff shampoo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비듬방지샴푸라는 뜻이다. 베트남어로는 여우 고이 람 삿 가우(dầu gội làm sạch gàu)다.
bạc hà (박 하) 박하
mát rượi (맏 르어이) 시원한
công thức (꽁 특) 공식
tác động (딱 동) 작동하다
dầu (여우) 기름
gội (고이) 씻다
làm (람) -을 하다
sạch (삿) 깨끗한
gàu (가우) 비듬
뒷면을 살펴보니, 뭔지 모를 내용들이 빼곡하게 가득 써져 있다. 이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굵은 단어들의 발음과 뜻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참고로 다음 단어들은 아무래도 샴푸의 거의 모든 제품들에 동일하게 나오므로, 제대로 익혀두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hướng dẫn (흐엉 연) 안내
sử dụng (스 융) 사용하다
chú ý (쭈 이) 주의하다
thành phần (탄 펀) 구성, 요소
khối lượng (코이 르엉) 대량의
tịnh (띤) 물품의 총수량을 계산하다
오늘 알아봤던 단어들 중에서 bạc hà(박 하 vs 박하), tác động(딱 동 vs 작동하다), sử dụng(스 융 vs 사용), chú ý(쭈 이 vs 주의) 정도가 발음을 들었을 때, 어느 정도 뜻이 유추됐던 것 같다. 참고로 이 샴푸(173ml)는 딱 55,000동에 샀다. 베트남에서 처음 샀던 제품이라 그런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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