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는 일본인들이 모여 지내는 레탄톤(Lê Thánh Tôn) 거리에 괜찮은 일식점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지만, 굳이 이곳이 아니더라도 찾아보면 괜찮은 곳들이 많다. 특히 포딘 우레타이 야키니쿠(Phổ Đình Uraetei Yakiniku)는 주요 거점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일식점인데,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굉장히 괜찮은 편이다. 참고로 보통은 그냥 포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의 경제수도인 호치민은 사업진출을 원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관심 갖는 도시다. 호치민에 유입된 다양한 국적의 주재원들과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한 두터운 교민층이 형성됐으며, 이에 해당 국가의 음식문화 역시 자연스럽게 들어왔다. 이는 베트남 남부지역이 북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 외국문화를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는 탓도 있다. 이에 경쟁력 있는 일부 식당들은 교민들 뿐만 아니라 로컬 베트남인들의 사랑을 받아,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호치민 1군 맛집, 포딘 솔직후기
보통 프랜차이즈 음식점하면 그럭저럭 괜찮은 음식 퀄리티와 인테리어, 직원들의 서비스가 떠오르겠지만, 포딘은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다. 일식점인 만큼 일본 느낌이 물씬 느껴지도록 꾸며놨다. 각 공간을 철저하게 구분시켜 놨기 때문에 뭔가 사생활이 좀 더 존중받는 듯한 느낌도 들고, 함께 온 사람들과 긴밀한 얘기를 나누기에 상당히 적합하다. 특히 2명이 같은 방향으로 앉아 먹는 곳도 칸막이를 칠 수 있어 퇴근 후에 두 사람 정도가 술 한잔 하기에 딱 좋다.
포딘에서 한식을 포함해 이런저런 음식들을 많이 먹어봤지만,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입맛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는 그냥 이곳에 가는 것도 방법이다. 개중에 군계일학을 하나 선택하라면, 야키니쿠(Yakiniku)를 꼽고 싶다. (얼마나 자신 있으면, 가게 이름에 음식명을 넣어놨겠나?) 일본음식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야키니쿠는 고기에 소스를 묻혀 직화로 구워 먹는 일본식 화로구이를 뜻한다. 원래는 고기 말고도 야채 등도 함께 조리하는 경우가 있지만, 나는 이곳에서 주로 그냥 고기만 먹는다.
솔직히 맛에 예민한 편이 아니긴 하지만, 이곳은 확실히 맛있다. 야키니쿠인 만큼 고기에 양념이 잘 베이게 하는 게 중요한데, 내 기준에는 괜찮았다. 밑반찬은 샐러드와 나물반찬이 소량씩 제공된다. 참고로 점심시간 때 방문하면 런치세트의 경우, 밥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밥이 베트남식 부스러지는 껌땀(cơm tấm)이 아닌 한국이나 일본에서 먹는 묵직한 쌀밥이라 정말 배고파야 한공기 정도를 더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왠지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가격도 전반적으로 다른 일식집에 비해 착한 편인 것 같다.
확실히 인덕션이나 가스보다는 숯에 직화로 구워 먹는 게 향이 입혀져서 그런지 (아님 분위기가 입혀져서 그런지)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차돌박이처럼 구워지는 소고기와 삼겹살을 자주 먹는데, 둘 다 맛있다. 특히 소고기는 거의 입에서 녹는다. 고기에 비린내가 안나는 것도 맘에 든다. 베트남 로컬 고깃집에 가면, 고기에서 특유의 비린내가 나서 풍미가 덜 사는 편인데, 이곳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후식으로 주는 음료나 디저트 한조각도 깔끔하다. 호치민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는 거의 반드시 이곳을 찾는 편인데, 고기를 구워 먹어야 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저녁시간 때는 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웨이팅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참고하다. (그래서 저녁때 방문할 때는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낫다.) 위치는 프랜차이즈인 만큼 호치민 곳곳에 있어,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본점은 1군 사이공스퀘어와 벤탄시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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