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너무 맘에 드는 맛집을 찾았다. 장담하는데 역대급 히트라는 두끼떡볶이에 맞먹는 성공을 할거라 생각한다. 가게명은 치킨플러스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치킨플러스를 다녀온 솔직후기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사실 처음에는 한국인 개인오너가 각 잡고 컨셉을 만들어, 호치민 빈탄군(Bình Thạnh)에 론칭한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미 2019년부터 베트남에 점포를 낸 프랜차이즈였다. 어쩐지 소규모로 판매해서는 절대 이 가격에 수익을 남기기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점포가 많으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가에 재료수급을 할 수 있으니, 박리다매 수익구조가 이해된다.
호치민 빈탄군 로컬맛집, 치킨플러스 솔직후기
치킨플러스의 특징은 한국식 통닭을 로컬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맞췄다는 것이다. 솔직히 베트남에서 한국음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한국가격에 맞춰 파는 가게들은 사실상 교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베트남이 예전보다 잘 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달에 $400 정도의 봉급을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개발도상국이다. 참고로 호치민은 사정이 훨씬 나아서 한달 평균소득이 대략 1.5배가량인 $600 정도 된다. 실제로 베트남 전체의 평균 GDP가 아닌 호치민의 평균 GDP만 살펴보면 이해될 것이다.
잡지 '굿모닝 베트남'에 원고를 송출하기 위해, 요새 호치민에서 사업을 하는 소상공인 분들을 본격적으로 취재하면서, 자연스레 많이 배우게 된다. 장사가 잘되는 곳일수록 뚜렷한 특징이 있는 것 같다. 오너 스스로가 고객을 명확하게 프로파일링(profiling)하고 있으며, 가격이 그 고객들을 스나이퍼처럼 정조준하고 있다. 즉, 상품의 특장점을 이해해 누가 제일 선호할지를 판단한 것은 물론 그 고객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가격으로 프라이싱(pricing)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아무리 가격이 싸더라도 맛이 없으면 꽝인데, 치킨플러스의 치킨은 심지어 맛있다. 이제까지 총 3번을 방문해 먹어봤는데, 로컬에서 판매하는 치킨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훨씬 고급스러운 한국식 치킨맛을 거의 90% 이상 구현했다. 거기에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샐러드바가 있다. 밥과 각종 샐러드 등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으니, 늘 배고픈 10~20대 청년들에게는 당연히 최고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추가적으로 음료도 무제한인데, 콜라, 스프라이트, 환타 등이 불과 15,000동(=750원) 밖에 안한다.
사실 샐러드바 자체만 보면 퀄리티가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재미요소라고 생각하면 정말 괜찮은 전략이 아닐 수 없다. 샐러드바에 있는 밥과 김가루, 남은 치킨을 비벼 치밥처럼 먹을 수 있고, 비닐장갑을 끼고 둥글둥글하게 재료들을 비벼서 김가루 주먹밥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은 10~20대 청년들에게는 취향저격이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커플이거나 고등학생, 대학생이 많다.
치킨은 옛날통닭(시장통닭), 순살치킨, 양념치킨을 먹어봤는데, 다 괜찮았다. 개인적으로는 옛날통닭이 담백하니 제일 입맛에 맞았는데, 이것도 비닐장갑을 끼고 같이 동행한 친구들을 위해 뜯어주는 재미가 있었다. 치킨은 이미 몇차례 먹어봤으니 확실히 맛있다고 할 수 있는데, 즉석떡볶이는 아직 안먹어봐서 괜찮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치킨솜씨를 봤을 때 다른 음식들도 대체로 맛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치킨플러스는 그랩을 통해 주문할 수 있지만, 무제한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매장에 방문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더불어 빈탄군에 최근 오픈한 매장은 현재 뺑뺑이를 돌려 가격을 할인해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 꽝없이 10~50%의 가격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요새 빈탄군 D2거리에는 한국음식점이 정말 많이 생겨났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음식점들이 모두 잘될까 싶어 살짝 우려스럽긴 한데, 다들 시장조사를 잘하고 오픈하셨을 테니 성공적으로 운영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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