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장기간 체류하다 보면 여러가지 불편한 점이 많지만, 그중에 제일 아쉬운 것은 한국 웹사이트를 이용할 때다. 본인인증을 해야 되는 절차 때문에 서비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물론 단기간 여행 왔을 때는 기존 요금제를 살려두기 때문에 이럴 일이 거의 없지만, 장기간 해외로 나갈 때는 핸드폰을 정지시키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막상 한달살기만 해도 이런저런 일들이 돌발적으로 발생해 한국 웹사이트를 사용할 일이 많다. 따라서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국 핸드폰 번호는 무조건 살려두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경우에는 핸드폰 요금을 매달 지불해야 된다. 아무리 저렴한 요금이라도 최소 10,000원은 무조건 넘기 때문에 단순히 본인인증을 하기 위해 매년 최소 12만원을 지출하는 게 무척 낭비처럼 느껴진다. 참고로 KT는 장기간 정지시키는 데만 매달 3,850원을 지불해야 되니, 1년이면 46,200원이다. 이는 번호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이라 할 수 있다. 확인해 보니, 다른 통신사들도 비슷한 가격으로 똑같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본인인증문자 받는 방법
이런 상황에 처한 고객들을 위해 KT는 지난 2021년 9월에 새로운 요금제를 내놨다. 월이용료가 5,500원 밖에 안되지만, 본인인증을 위한 문자수신이 가능한 요금제다. (엄밀하게는 부가서비스지만, 전체 비용이 5,500원으로 확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요금제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비록 다른 모든 서비스가 차단되고, PASS앱과 ARS을 통한 본인인증이 불가능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 정도 비용에 건수와 상관없이 본인인증과 로밍문자를 수신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해당 요금제를 신청하면, 매년 66,000원으로 핸드폰 번호를 유지하는 동시에 해외에서도 문자를 통한 본인인증을 할 수 있다. 신청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KT 114로 연락해 해외체류 때문에 장기정지를 원하는데, 본인인증을 위한 로밍문자를 계속 받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상담원도 헷갈릴 수 있으니, 해당 서비스의 비용이 5,500원인지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해외로 출국하는 날짜에 맞춰 미리 해당 서비스를 신청해 둘 수도 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할 계획인 사람들은 고려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위와 같은 방법에 따라 대략 2년 정도 사용해본 후기를 공유한다. 처음 1년 동안에는 어떠한 인증도 쉽게 되는 터라 굉장히 편리하게 사용을 했다. 하지만 1년이 되는 때를 기점으로 어떠한 인증문자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아예 유심이 인식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서 나머지 1년 동안 계속 요금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문자도 받지 못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한국에 입국해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상담을 받아보니, 크게 2가지 문제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 유심 자체가 물리적으로 망가졌을 가능성이다. 실제로 내가 바로 이런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한국에 입국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식이 안됐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새로 유심을 사는 수밖에 없다.
㉯ 장기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럴 때는 해당 국가의 제휴사업자를 수동으로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원래는 자동으로 제휴사업자가 선택되는데, 해당 통신사를 통해서는 더이상 문자를 받을 수 없으므로 다른 제휴 통신사로 바꿔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 KT는 비엣텔, 모비폰, 비나폰과 제휴를 맺은 상태다. 따라서 베트남에 입국한 순간부터 이들 중 하나의 통신사가 자동으로 선택되게 된다.
만약 문제가 발생한다면, 수동으로 제휴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설정 → 연결 → 해외로밍 → 로밍 이동통신사 선택 → 수동선택 → 제휴망 선택을 통해 변경 가능하다. 참고로 아래는 KT로밍센터의 연락처다. 만약 문자를 받을 수 없는 경우라면, 로밍센터에 문의를 하면 된다. KT를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에서는 무료다. 다만, 유심이 물리적으로 망가진 상태라면, 더이상 무료로 연락할 수 없다는 점도 참고하자.
KT로밍센터 연락처
+82-2-219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