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파트가 아닌 냐옹(nhà ống)이라 불리는 도롱집에서 머물고 있다. 그런데 베트남의 건축기술이 안좋아서 그런지 아님 마감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집 전반적으로 하자가 많다. 우리 집만 그런 것은 아니고, 같은 시기에 지어진 다른 집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번에 대대적으로 한번 수리를 했다. 관련후기를 전한다.
내가 머물고 있는 집은 지난 2019년 5월에 완공된 비교적 신축건물임에도 불구하고, 1년도 안된 순간부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이 쌓이면서 여기저기가 망가졌기에 이번에 아예 새롭게 수리를 맡겼다. 혹시라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참고하면 좋을 듯싶다.
베트남 가정집 수리 솔직후기
포인트 벽지가 울어서 떨어지는 것은 그러려니 했는데, 아예 바닥타일이 꺼지면서 슬슬 수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즈음이다. 집안 내외부의 페인트칠 마감이 잘못돼서 계속 갈라지고 떨어지는데, 결국 외부 발코니에 있던 배수관이 막히면서, 집안에 물난리가 나고 말았다. 결국 모든 일을 중단하고 바로 수리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업체를 선정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로컬업체 총 4군데를 불러서 어떤 식으로 견적을 매기는지 확인한 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골랐다. 일단 기존에 칠해진 페인트들을 먼저 제거했다. 생각보다 성의 있게 해주는 것 같아, 아예 기존에 발라뒀던 내부벽지들도 다 떼어내고, 페인트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바닥에 깔려 있던 바닥타일들을 모두 깨부수고, 기존에 칠했던 페인트와 벽지들을 제거하니 이제 새롭게 설치할 바닥타일과 벽에 칠할 페인트의 색깔을 고를 차례였다. 기존에 깔려있던 바닥타일과 동일한 것을 찾을 수 없어서 최대한 비슷한 디자인을 선택했고, 페인트는 베트남 현지에서 제일 좋다는 Jotun 제품으로 정했다. 페인트가 왜 이렇게 갈라졌는지 물어보니, 이전에 발코니에 칠했던 페인트가 아마도 실외용이 아닌 실내용이었을 거라고 답해줬다. 실내용 페인트는 햇빛에 쏘이면 깨짐 현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벽에 색깔이 있는 페인트를 입히기 전에 하얀색 페인트를 칠했다. 기존에 칠해져 있는 페인트 위에 바로 덧칠하면, 아무리 발라도 색깔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하얀색 페인트를 먼저 칠한다고 한다. 이후에 여러 가지 색을 칠해본 뒤 제일 맘에 드는 것을 골랐다. 물론 테스트하려는 색깔마다 소량의 페인트를 사야 돼서 비용이 더 나가긴 하지만, 페인트 색상표에서 보는 거랑 실제는 꽤나 달라서, 혹시라도 나중에 후회하느니 아예 제대로 확인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총 4가지 색상을 확인해 봤다.
바닥타일을 교체하는 것은 먼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무리 청소를 중간에 계속해도 도저히 해결이 안돼서, 어느 순간부터는 집안에 마스크를 쓰면서 머물렀다. 바닥 평탄화 작업을 할 때는 타일을 교체하기 전날 밤 내내 바닥에 물을 적셔두었다. 거의 약 10시간 가까이를 흙바닥에 물을 들이부었던 것 같다. 물을 잘 먹여서 그런지 다음날 타일교체 시공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이번에 수리할 때 로컬업체를 이용했는데, 한국업체에 비해 확실히 불편한 구석이 있었다. 작업하는 인부들이 집안에서 담배를 피질 않나, 페인트칠할 때 정교한 면이 떨어지질 않나 이모저모 아쉬웠다. 하지만 나름 청소도 자주 해주고, 이런저런 추가 요청에도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려는 모습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공사는 총 13일이 걸렸으며, 비용은 23백만동이 들었다. 모든 수리를 마무리하고 나니, 마음이 정말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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